오늘 인상군과 이야기하다 '트랙백'이라는 개념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다.

트랙백은 사용해 보기만 하지 실제로 어떤 식으로 구현되는지는 별달리 고민해 보지 않았는데, 어제 자신의 홈페이지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로 자체 트랙백을 해보고 나서 '제약 조건' 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규격을 들여다보니 트랙백은 XML로 정의되는 말 그대로 열린 규격이었다.

사실 생각만 하면 알 수 있었던 것이다. 블로그들은 어떤 블로그든 관계없이 트랙백을 주고 받을 수가 있다. 개중에는 규약의 차이로 제목만이 전송되거나 하는 경우도 있지만, 트랙백은 정해진 방법으로 요청을 보내면, 서버가 그 규격에 따른 입력을 받아들이는 규약이다.

여기서 생각을 좀 더 해보자.
처음에는 E-Mail 광고가 유행했다. (여전히 스팸메일은 유행한다. 학교의 메일 서버에 설치된 spam filter의 주단위 필터링 보고서는 80%가 넘는 메일을 스팸메일로 차단하고 있다.) 그 후에는 게시판 광고가 유행했다. 블로그는 포스트는 운영자만이 남길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덧글과 트랙백. 블로그가 유행한다면 역시 관련된 내용으로 속여 링크를 타고 가게 만들기 쉬운 트랙백이 스팸의 주 타겟이 될 것이다.

그럼 스팸 트랙백을 보내기는 쉬울까?
얼마나 긴 프로그램이 필요할까 생각해 보았다. 대략 게시판 추출 기능과 비슷한 구현이면 될테고, 목록은 블로그코리아나 올블로그가 있으니 그 게시물을 따라 가서 남기도록 하면 될것이다. 트랙백 주소는 각 블로그마다 트랙백 서버를 담당하는 고유의 php 이름이 있으므로 그것으로 인식하게 하면 된다.

...맘만 먹으면 만들기 무지하게 쉽다. 빠르면 하루면 될지도.

바야흐로 광고를 위한 스팸 트랙백의 시대가 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옆의 트랙백 목록을 온갖 쌕씨걸과 돈버는 법을 권유하는 제목과 '김하나' 라는 포스트 저자 명이 가득 채우고, 목록 이상으로 늘어나는 트랙백들을 지우려 블로거들은 이리저리 어드민 목록과 메인 페이지를 왔다갔다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블로거 분들중 '천 명중의 한 명' 들은 그 링크를 타고 가서 고객이 되시겠지.

가능성이 있으면 도전할테니 곧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슬슬 스팸 트랙백 필터링에 대한 정책과 프로그래밍을 생각해 보아야 하나?

도구는 쓰는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선한 의도는 도구를 생산해 내고, 그렇지 않은 의도는 그를 변화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도구는 원래의 가치를 천천히 잃어간다. 붉은 여왕의 패러독스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발전이 있는 한 모든 것은 제자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창은 방패를, 방패는 더 강한 창을, 그 창은 또한 더 단단한 방패를,

희망사항일 뿐이겠지만, 그러한 모습을 웹로그에서는 보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또다시 희망사항으로 남을 뿐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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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5 02:32 2004/10/05 02:32
트랙백이하나이고 , 댓글 6개가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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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2 monkeys

    Tracked from r-search engine 2004/10/05 21:17

    때로 공격적인 방어는 나쁜 예상을 자기 실현한다. 12 monkeys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여기 또다른 공격적인 방어에 대한 제안이 나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