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이었다. 식사를 하고 연구실로 올라가는 도중에 혼났다. 은진이
"다시 이렇게 말해봐."
라고 해서 다시 말해 보았다.
"놀고 싶다."


어느새인가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듯 하다. 언제부터 "놀고 싶다"는 간단한 말이 그렇게 "놀아야 되는데..."로 변해서 밖으로 나가고 있었을까. 그 동안 입 밖으로 나갔을 수많은 놀아야 되는데 는 어느새 노는 일 까지도 일로 만들고 있었나 보다.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수없이 많다. 그러한 모든 것들이 언젠가부터 "읽어야 하는 책", "써야 하는 글", "가야 하는 곳" 들로 변해 있었다. 인생이 일들의 산으로 변해버렸음을, 작년 이맘때의 사진첩과 올해의 사진첩을 비교해보며 확실히 알게 되었다.

사람은 언어를 사용하고, 언어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무엇이 필요한 지 심각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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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2 23:50 2007/08/1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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