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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빚어내기/살아가기 | 2007/02/26 15:11 | inureyes
설 연휴동안 잘 놀았다. 그런데 논 기억이 없다. ㅠ_ㅠ 잠만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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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HS의 beer party에 가서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일이 바쁜데다가 교통수단에 얽힌 웃지 못할 사정으로 늦게 도착했다. 새벽까지 있고 싶었으나 - 너무 피곤해서 토할 것 같아 열두시쯤 그냥 집으로 왔다. (그런데 집에 와서 새벽 여섯시까지 동생하고 논다고 안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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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magnetics 학회에 다녀왔다. 인간이 가지는 도구의 정확도와 측정한계가 넓어지면서 볼 수 없었던 수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놀라운 세상이다. 그리고 갈수록 늘어나는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이 정보량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굉장히 일상적으로 체감하는 세상이 되었다. 단지 5년인데, 너무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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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인간 개인의 한계가 오고 있다. 기계가 대신 할 수 없는 부분이 '창조적인' 부분이다. 과학의 발전 속도는 엄청나게 가속화 되었다. 그렇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그 속도 변화에는 절대적인 세계 인구수 변화와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 있다. 발전의 패러다임 자체가 병렬적parallel인 부분의 기여가 컸다는 이야기다. (예전에 천재가 한 명 났다면 지금은 확률상으로 열 명이 난다거나 하는.)

그러나 죽을 때 까지 배우는 한 사람의 지식은 한계가 있고, 따라서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정말 직렬적serial인 부분이 필요한 분야의 발전 속도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공장인의 예를 들면 어울리려나. 사회의 발전 속도는 가속화되지만 모든 부분이 함께 가속화되는 것은 아니다. 평평한 사회가 점점 울퉁불퉁해지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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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MS의 크레이그 먼디가 학교에 와서 과학 분야의 발전에 관련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갔다. 이제 자리 잡힌지 반백년인 현재의 journal 시스템이 이미 너무 낡았으며 더디다는 이야기였다. 완전히 집단화된 지성작용을 지원하기 위한 다음 세대의 journal 시스템과 paper 시스템이 필요하며, MS에서 그걸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데모는 환상적이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arxiv.org와 비슷한 컨셉 -자유롭게 올리고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그리고 사람이 얽히는 중간 단계를 완전히 지워버린- 을 엄청나게 고도화시킨 것이다. 웹으로 논문을 읽다가 실험 그래프에 커서를 올리면 해당 실험 일자와 실험 장소, 조건, 실험자, raw data등이 일목요연하게 나오고 각각을 중심으로 새로운 검색이 가능했다. 모의 실험인 경우 실험 조건과 시뮬레이션 프레임워크, 소스 작성자와 시뮬레이션 소스 등이 바로 즉석에서 열람 및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협업에 관련된 부분도 엄청나게 멋지게 구현되어 있어서, 수백명 단위의 연구에서는 정말 굉장한 힘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아마도 10년에서 15년후의 과학 발전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시스템에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학문의 정의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다. 지금처럼 개인의 생각이 정리된 채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과정이 조금씩 더 세분화되고 분산화되며 실시간에 가까워 질 것이다. 재미있는 생각거리이다.

그런데 단, 그 모든 프레임웍이 MS 윈도우즈 위에서 돌아가야 한다는 것. 돈 있으면 유럽의 이론물리학자들이 완소 리눅스 아이럽 KDE를 외치고 있겠냐... 연구실 개인 컴에서는 윈도우 비스타는 커녕 스타 돌리기도 버거운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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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나도 "한계" 가 약간 왔다. 몸관리 체력관리 해야 한다는 충고들을 귓등의 유선형 곡선을 타고 줄줄 흘려 보내고 있었는데 이젠 못 흘려 보내게 되었다. 돌려 말했지만 결론은 '불규칙적인 생활에 과로' 였다. 병원비로 콘로 컴을 한 대 뽑아도 뽑을 돈이었는데... 병원 약 잘 먹고 운동 잘 해야 겠다는 굉장히 정형적인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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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26 15:11 2007/02/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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