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2006년이다. 2006년은 굉장히기념할만한 해이다. 닥터 황에 의해서 우리나라 생명공학 연구하는 분들이 연구논문 내기 힘들어진 해이기도 하고, 어렸을 때 동요로 즐겨부르던 '파란 나라'가 동화책 속과 텔레비전, 아빠의 꿈과 엄마의 눈속에서 실제 세상으로 떡하니 나온 해이기도 하다. 포항이 비정상적으로 시원해서 굉장히 행복한 해이고 곧 월드컵 덕분에 롯데 월드콘 매상이 올라갈 해이며 월드컵에서 4강을 못했다고 '이게다 노무현 탓' 이 될 해이기도 하다.
이런 척박한 세상 속에 한줄기 빛이라면 역시 '체리'가 대학간 해라는 점정도이다. 자기가 잘못해놓고 뒷수습한다고 2년여를 고생한 카드캡터 체리가, 그 기간동안 딴 짓을 그렇게 해 놓고서도 대학을 갔을런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대학에 입학할 나이가 된 해이다. (재수를 안했기를 마음으로 바라 마지 않는다)
때 맞춰 대학은 갔니? 놀러만 다녀대서 걱정이 많았단다.
초딩이었던 카드캡터 체리가 대학을 갔는데, 당시 저녁 시간마다 체리의 카드깡을 함께 지켜보던 고등학교 동기들은 다들 무엇을 하고있을까. 사쿠라파 (체리의 일본 이름이 사쿠라다) 두목은 군대에서 13개월 29일째의 밤을 맞이하고 있다. 당시 열혈 추종자는 소방서에서 의방으로 1년째 불끄고 있다. 나를 포함한 잔챙이들 또는 안타고니스트들은 몇몇은 직장인이 되어 있고, 몇몇은 대학교또는 대학원에서 열심히 공부중이다. '흠' 만 하던 최종 보스는 보건소에서 보건의로 복무중이다.
굉장히 이상한일이다. 고등학교 시절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마법을 보며 열광했던 우리들이 이제는 그 현실에 침잠沈潛한다. 크로우 카드대신 MTG를 쥐고 있던 손엔 이제는 내 의지가 아니라 나의 의지를 조종할지도 모르는 괴물인 신용카드가 있다. 어떤 이론으로 7년만에 벌어진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까.
다행스럽게도 체리는 대학교에 입학하였을지 모르겠다. 어디엔가에 정말로 존재하고 있다면, 체리양, 부디 시험에 들지 마시라. 그리고 내 소중한 친구들이여. 다들 있는 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마법으로 가득 채우시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