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까지 내가 '블로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 저작 도구는 블로그이다. 하지만 이 도구에 '블로그'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그것이 "미디어"에 붙는 새로운 이름이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진화하고 있다. 도구는 생각을 담아 보관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 도구의 컨텐츠는 1997년부터 누적되어 있다. 그 컨텐츠들이 고정된 형태로 저장되었던 것은 아니다. HWP파일과 원고지부터 HTML 페이지, 게시판과 방명록 프로그램. 도구는 언제나 변화하지만 안에 담기는 내용은 그릇이 아무리 바뀌어도 물과 같은 것이다.
개인 저작의 출판이라는 개념에서 웹 미디어는 발전이 있었고 그 선두에 블로그가 있다. 하지만 '컨텐츠가 도구의 힘을 빌리는 것'이지 '도구가 컨텐츠를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틀에 집착하지 마라. 틀을 내세우지 말고 본질을 보라. 어째서 이렇게 그릇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