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퀀스

빚어내기/생각하기 | 2007/03/21 02:36 | inureyes
문자열이 있다. 이 문자열을 어떻게 배열하는가에 따라서 완성된 문장이 튀어나온다.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도 잠시 등장하고, 그 변용이 에코의 '전날의 섬'에도 잠시 등장하는 재미있는 책이 있다. The book of everything. 모든 단어들과 동사들이 들어있어서 어떻게든 문장을 계속 만들어낸다. 가능성을 담고 있다는 뜻에서 그 책은 모든 언어와 문학의 superset이다. '라 퓨타'에서는 문학가는 자리를 잃고, 신나게 퍼즐을 맞추어 문장을 끄집어내어 그 중 좋은 문장을 골라낸다.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이거 굉장히 재미있는 생각거리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실제 정보는 단어나 동사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연결 순서에 있다. protein folding 연구를 들여다보며 어제 공부하다가 문득 든 감상.

Chomsky hierarchy와 인식론이 엮인 생각을 더 해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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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1 02:36 2007/03/21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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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유마 2007/03/21 03:08

    이번엔 오픈 아이디로 접속해봤습니다. ^^
    저번에.. 이메일 보내달래서 "잘 못한다"고 적어서 보냈는데, 이메일이 또 스팸통에 넣었나봅니다. 흐;;;

    • inureyes 2007/03/24 01:17

      안녕하세요 :) 댓글 확인이 늦어서 죄송합니다.ㅠ_ㅠ 블로그 들어올 시간도 없는 한 주였어요. 막 진짜 스팸통에서 발견! 그리고 그거 한 달동안 하루에 30분씩만 공부하면 눈이 틔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언제 한 번 관련해서 글을 쓰든지 메일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일단 살고 봐야 할 정도로 바빠서 흑 ㅠ_ㅠ

  2. lshlj 2007/03/21 09:05

    "hierarchy"입니다.

    Spelling 틀린 걸 그냥 잘 못 넘어가서.. -.-
    이해해주시길. :)

    • inureyes 2007/03/24 01:19

      헉; 고쳤습니다. :)

      학부시절 오토마타 수업에서도 맨날 r 빼먹었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잔재가 OTL

  3. Lucidite 2007/03/21 14:36

    바이블 코드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
    (하지만 그 책은 안 읽었다는 거-_-;)

    예언(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걸 뽑아낸 곳이 성서라는 것이
    화제가 된 거지, 사실 아무 데서나 원하는 것을 뽑아낼 수 있다고는 하더군..
    다만 그 규칙(혹은 연결 순서)을 찾는 게 쉽지 않아서 문제지.

    그러한 연결 순서(혹은 정보)가 없다면,
    The book of everything will be the book of nothing...

    그나저나 걸리버 여행기에 그런 것도 나왔었어?
    기억이 안 나네(너무 대강 읽었나-.-;) 재밌는 아이디어는 꽤 있었던 거 같은데..
    나중에 다시 봐야겠다 ;)

    • inureyes 2007/03/24 01:23

      어떤 책이든 주면 그거 연결해서 유의미한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하하^^

      요새 통계역학 분야에서 네트워크를 현실세계와 연결하는 것이 일종의 유행인데, 그런 논문들 볼 때마다 제일 유심히 보는 부분이 저 부분입니다. identical한 객체들을 대상으로 세워진 수학 도구를 무리하게 데이터에 가져다대다 보니 (절대 동의할 수 없는) 희한한 경우들이 많이 보이거든요.

      요새 또다른 재미는 다른 분야에서 예전에 발견한 것들을 서로 뒷북치는 논문들 발견하기입니다. CS에서 2004년에 끝난 문제를 Physics에서 2006년에 새로운 발견으로 해 내는 것이나, Physics에서 유도 좀 해보면 나오는 당연한 결론을 Bio에서 6년동안이나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었던 것이나... 참 분야가 다양하다보니 별일이 다 생기지요^^

  4. chanyy 2007/03/21 23:47

    맞는 말입니다

    짧은 일화지만
    친구녀석이랑 제 복수전공이랑 관련된 얘기를 하고 있었지요

    컴공때려친다하니
    잘했다면서
    프로그램 코어 만드는 사람은 소수고
    껍데기 만드는 건 외주 주면되고
    중간에서 자알 연결하는 스킬을 연마하라고 하더군요

    같은 얘기 맞죠? ㅎ

  5. spinfaktor 2007/03/30 16:52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그보다 더 큰 superset이네요.

    • inureyes 2007/03/31 03:55

      바벨의 도서관에 나오는 개념과는 좀 다른 책들입니다. :D 바벨의 도서관의 책은 하이퍼텍스트의 개념을 기표로 끌어 내려 봤다는 것에 오히려 의미가 있지요. 보르헤스의 저작중에 위와 같은 infinite possibility of context 책의 개념이 담긴 단편이라면 역시 '모래의 책'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제 위키의 타이틀이기도 합니다 하하)

  6. enoia 2007/03/31 09:48

    푸코의 진자, 에서 벨보가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상당히 인상깊었지.. 문장의 조합을 만들어 내는. 그 행간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사람.

    the book of everything는 나도 홀렸었던 것인데... 그러면서도 무서운 이야기.

    보르헤스든 에코든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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