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와 카이스트간의 축제인 세번째 포카전이 카이스트에서 열렸다. 누가 우승했는가를 떠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물론 올해는 드디어 우승해서 더 좋긴 하다. 3년 연속으로 지면 그건 그것대로 무슨 망신인가.) 몸은 힘들었지만, 카이스트 물리학과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평평하고' 아름다운 교정도 실컷 즐기다가 올 수 있었다. -카이스트 부지의 평평함은 언제 봐도 포항공대인에겐 인상적이다.-

같은 시간에 서울에서는 연고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재미있게 연고전을 즐기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고, 열심히 준비한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친구들 덕에 연고전에 대해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고등학교 동창들이 만나서 연고전 이야기만 나오면 자신의 대학교 이야기를 하며 서로 다툰다. 게다가 분명히 축제라고 알고 있는데, 이야기하는 내용은 농구선수 이야기와 섭외 연예인 이야기 뿐이다. 그래서야 좋은 이미지를 받을 리가 없다. 그 안에서 학생들이 하는 일은 무얼까? 구경꾼이나 단순한 응원단 이상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다. 학부 인원의 반이 세시간 거리를 이동하여 카이스트 사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같은 과별로, 같은 동아리별로 만나 모이며 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축제인 포카전에 비하면 (게다가 쓸데없이 명칭가지고 신경전도 벌이지 않는다. 번갈아가며 부르면 되는것이니) 연고전은 그냥 상업과 무관심 가운데서 열리는 학교간의 신경전으로 생각될 뿐이다.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있다. 해마다 나아지는 포카전이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계속 모두에게 즐거운 축제로 남았으면 한다.


과별로 모아 놓으니 재미있는 것들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하나는 무지하게 단합이 잘되더라는 것이고, 하나는 각 과끼리 문화가 섞이는 일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단합 잘 되는 이유야 같은 학교보다는 같은 과가 더 말이 잘 통할 수가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서로 다른 학교의 문화를 배우게 되는 일이 쉽게 생긴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응원을 준비해 가면 바로 다음 해에 상대 학교에서 우리 응원의 '포항공대' 부분을 '카이스트'로 바꾸어 부른다. 당연히 반대의 경우도 일어난다. 게다가 이런 변화는 더 빨라져서, 오전 경기때 응원하던 내용을 어떻게 익혀서 오후엔 상대의 응원으로 우리 팀을 응원하기도 한다. 나중엔 서로 같은 박자에 응원을 해서 응원 소리는 우렁차게 하나로 들리는데 학교 이름이 나올 부분에만 두 학교 이름이 섞에 들리기도 한다. 위는 여러 현상중 하나일 뿐이다. 학교 가릴것 없이 기계과는 마징가송을 같이 부르게 되고, 전자과는 전자송을 함께 부르게 된다. 그렇다고 과별로의 친목이 타과 배타적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라서, 그러한 중첩이 학교대 학교의 수준에서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느 사회이든 문화의 중첩은 항상 약간씩은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한순간에 이렇게 지역을 뛰어 넘어 문화끼리 영향을 주고 받는 모습은 신기할 뿐이다. 지리적 거리를 두고 있어 같으면서도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두 학교가 이러한 교류와 문화의 중첩을 통하여 좋은 모습을 지닌 하나의 이상을 향해 미래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저 잔디밭에서 밤새 맥주를 마셨다. 비는 많이 왔지만 아름다운 곳이었다.


물리학과 사람들끼리 같이 식사도 했다.

이건 카이스트에서 유일하게 엄청 부러웠던 자판기. 계란이라니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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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21 02:10 2004/09/21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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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포카전.

    Tracked from 하늘의 웹블로그 2004/09/21 03:00

    제 3 회 포항공대 - 카이스트 교류전 (Science War)가 저희 학교가 있는 대전에서 열렸습니다. 원정팀 이름을 먼저 적어주기로 했기 때문에 올해는 포카전이라고 부릅니다. 현재는 모든 경기??

  2. 포카전 속으로 4.

    Tracked from redragon's blog 2004/09/21 15:42

    개인적으로 4년의 대학생활 중에, 가장 대학생활다운 생활을 하게 해주는게 현재의 총학생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뭐, 이전의 총학생회를 비난하는게 아니라. 그만큼 현재의 총학생회는 일을

  3. 포카전 이야기

    Tracked from Viva Democracy 2004/10/03 03:57

    저희 학교 카이스트와 포항공대의 교류전은 올해가 3년 째, 즉 제 3회입니다. 한 학교는 대전, 한 학교는 포항에 있는 만큼 매년마다 개최지를 바꾸면서 진행하지요. 그 때마다 교류전 이름도 ??

  4. 라면 자판기

    Tracked from redragon's blog 2004/10/06 04:05

    inureyes님과의 약속을 기억하고는 야밤에 친구들과 라면 먹으러 다녀왔습니다. ^^ 배가 많이 고픈 것은 아니었지만, 친구가 고프다길래 따라갔습니다. 반만 먹고, 반은 친구들 주려고 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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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aneul 2004/09/21 03:02

    허헛; 저 계란 자판기는 어디에 있는건가요 -_ - 동작하는지 모르겠네요 ;;;; (학부 4년 동안 사용한 적이 없는 이가)

  2. sid 2004/09/21 12:23

    들리는 바에 의하면 라면 자판기도 있다던데!! 결국 확인은 못 하고 돌아와 버렸네..;;

  3. haneul 2004/09/21 14:01

    끓인 라면자판기는 매점에 있답니다. ^^

  4. inureyes 2004/09/21 15:16

    라면자판기!!!! ㅠ_ㅠ 우우 우리도 라면자판기를 설치해달라 달라-
    근데 그때그때 끓여주는 거에요? 아니면 미리 끓여놓고 담아 주는걸까요? (궁금증 발동)

  5. redragon 2004/09/21 15:41

    저 계란 자판기는 학부 우체국 앞 화장실로 가는 통로 귀퉁이에 있어용.
    아마, 고장 난걸로 알고 있는데, 부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라면자판기는 돈 넣고 다른 자판기처럼 누르면
    (그렇다고 여러 종류가 있는건 아니구요 -0-;;)
    실제 라면 끓이는 시간처럼 뜸 들이다가 밑에서 떡~ 하니 라면이 나오지요 -0-;;
    진라면인데. 맛있지요 -_-)b (염장? -.-)
    아마, 안에 스프, 라면 등이 준비되어 있고 뜨거운 물과 함께 부어서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먹도록 주는 것 같네요.
    그니깐. 그때그때 끓여서 주는 거랍니다.

  6. inureyes 2004/09/21 22:41

    라면자판기 정말 초 인정이에요 >_< !
    우리학교도 그런것 놓아주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죠... (줄서려나?)

  7. redragon 2004/09/21 23:04

    밤에 매점은 문 닫았고, 배는 고프고 그러면
    정말 그만한 구세주가 없죠 +_+
    근데 생각보다 빨리 매진되기도 하죠;;
    (매점 문닫고 1시간이나 버틸려나)
    누구 생각인지 몰라도, 정말 쓸모있는 녀석이긴 하죠 ^^;

  8. inureyes 2004/09/22 04:00

    저희도 건의하렵니다 라면자판기!
    그런데 복지회 매상 떨어진다고 안만들어 줄지도 몰라요 ㅠ_ㅠ 혹시 카이스트도 라면을 한시까지 주나요? 여기 야식장은 새벽 한시까지 라면 팔거든요.

  9. redragon 2004/09/23 05:05

    이곳 매점도 새벽 1시에 문을 닫지요.
    오늘 (지금 시각을 보시면 알겠지만) 2시 20여분 경에 유용히 사용하고는 inureyes님이 생각났습니다 :)
    오늘은 사진기를 가져갈 생각을 못했고.
    다음에 자판기랑, 자판기에서 나온 라면 찍어다가 염장질 해 드리겠습니다 ^^v

  10. inureyes 2004/09/23 22:36

    기대하겠습니다앗! (--) (__) (--)

  11. Sieg 2004/10/03 04:00

    LieBe님 블로그에서 MS 관련 이야기를 보다가 넘어왔습니다. :) 갑자기 네트워크 이론이라든가 양자 역학 말씀하시길래 물리학 전공이실거라 생각했는데... 맞군요. :) 저는 카이스트 물리과입니다. 트랙백 날립니다. 에 또... RSS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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