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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어내기/살아가기 | 2007/06/05 00:44 | inureyes
오랜만에 신경이 끝까지 날카로워져 있다가 현재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신경 날카로워지는 것을 구경할 기회가 보통 때 그다지 많지가 않지만, 또 볼 사람들은 한 번씩 전부 다 본 것이기도 하다.

나중에 돌아보면 이유가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어린 시절에는 생각했던 시간 안에 일이 끝나지 않을때 그랬었다. 이쯤 하면 답이 나와야 할 시점인데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럼 반쯤 미쳤다가 진정 국면에 들면 될 때까지 그것만 판다. 그 시절에는 난리가 났다. (어머니나 승수는 참 자주도 봤을 장면이다. ㅈㅅ)

대학 들어와서도 이유는 거의 같다. 약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대학 이후에는 모든 일정을 미리 세우고 행동했고, 그 일정이 여러 가지 이유로 어긋나기 시작하면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한다는 점 정도이다. 본질적으로는 같다. 예측과 실제가 맞지 않으면 반쯤 미치게 된다. 대학 들어와서는 종현과 은진이, 석사 시절 조교실 사람들 정도가 그 구경은 제일 많이 했겠다. (앞의 두 명에게도 이 기회를 빌려 심심한 위로를... 종현, 은진 둘 다 내가 막창 한 번 살께. T_T)

예측이 어긋나는 이유가 몇 가지가 있다. 하나는 천재지변이고, 이건 보통 그냥 넘어간다. 다른 하나는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할 일이 예상보다 많아지는 이유이다. 일 자체가 계획보다 늘어나는 경우가 있고, 또는 일은 그대로인데 내 능력이 예상보다 부족할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의 사정으로 어긋나는 경우들이 있다.



요새는 이것저것 하는 일이 많다 보니 언제나 약간씩 예측은 어긋나기 마련이고, 그걸 바로잡고 새로 예측을 해야 하고, 그래서 항상 아주 약간은 신경이 곤두서 있다. 항상 어느정도 감당하는 분이 있어서인지 확실히 예전보다 날카로워지기까지의 한계점이 더 낮다. 이번에는 하는 일 중 하나에서 내 일이 아닌 일을 전부 나에게 미루었다. 또 다른 일 하나의 경우, 예전에 마무리했고 다음 주에 마무리 되었어야 하는 일인데 계속 늦어지게 되었다. (하나 더 있는데 이건 그냥 천재지변 취급하기로 했다.) 하나씩만 오면 괜찮을텐데 나와 상관없이 외적인 이유로 한 번에 밀려오니 참 신경이 곤두섰다.

지금은 다시 진정되었다. 앞에서 돌아보면 신경이 곤두서는 이유가 간단하다고 했는데, 해결 방법도 마찬가지로 간단하다. workload request가 있으면 performance와 capacity를 늘리면 되는 것이다. 결국 "능력이 충분했으면 위의 일정 변경이나 workload가 전혀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다"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자책을 한 시간 정도 한 후에 하나씩 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말 없는 얼마가 흐르면 조금은 예전보다 발전했다는 것을 오랜 시간 후에 알게 되겠지. 그렇게 기대 잠시 해 본 후 다시 일정 잡고 다시 할 일을.

할 일 많으면 좋은 점도 있다. 순서를 골라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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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5 00:44 2007/06/05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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