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현재의 환경을 읽는 자는 문화를 이해할 수 없다. 환경의 '변화'를 읽는 사람만이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 문화의 아랫 단계에서 개개인은 나이를 먹으며 변화한다. 그러한 개개인이 상존하는 문화도 문화의 시간대를 타고 변화한다. 이 두가지 변화가 복잡하게 어울려 하나의 표층 문화를 형성한다. 그리고 지난 50년의 우리 역사를 돌아 볼 때, 그 표층문화는 지금에 와서 단순한 사고로 짐작할 수 있었던 변화를 뛰어넘어 새로운 차원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문화의 변화를 주도하는 축으로 인터넷환경과 세대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인터넷은 그전까지 인류가 가져본 적이 없었던 '관계의 변화'를 가져왔다. 현재 한국의 속도감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빠른 변화의 저변에는 인터넷이 빠지지 않는다. 인터넷 자체는 인간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단지 수단으로서의 기능-만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변화의 속도는 광속을 넘어 차원이동을 하게 된다. 신경세포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하면 그 안에서 사고가 발현한다. 현대 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도 아직 가지지 못한 특이성을 통하여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인터넷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인터넷이 형체를 가진 어떤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현실세계에서의 관계가 엄청나게 확장되고 과장되어 있는 현실세계 그대로의 반영일 뿐이다.
세대의 변화또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왜곡된 세계관을 주입당해 온 세대들이 전면에서 물러나고, 조금 더 넓은 시각을 가진 세대가 부상하고 있다. 전근대적 사회에서는 개인의 관심사가 자신의 치부와 조금 더 나아가 가족의 영달 정도에서 머물렀다. 그리고 그러한 사고방식을 유지해온 세대가 권력을 맡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방식으로는 전세계의 문화가 소통하는 시대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현재의 권력층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국은 변화할 수 밖에 없고, 이는 5년 정도 뒤의 중국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심층구조의 변화는 표층 문화에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 변화는 문화를 창출하고 향유하는 사회구조의 변화로 전이된다.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 가 상영이 가능한 시대가 되는 것 이상의 속도로 문화층은 변화할 것이며, 인터넷과 세대변화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표층문화라는 특징 때문에 대중문화는 향후 한국사회 전반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기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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